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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즙세연’ 논란….음지에서 시작한 콘텐츠는 양지로 올라올 수 있을까_COBLE ARCHIVE 029

by 코블 아카이브 2026. 5. 1.

‘과즙세연’ 논란….음지에서 시작한 콘텐츠는 양지로 올라올 수 있을까_COBLE ARCHIVE 029

"과즙세연 논란으로 본 인플루언서 콘텐츠와 인플루언서 산업의 리스크"

 

1. FACT

BJ "과즙세연"이 자연주의 원료를 앞세워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화장품 브랜드 '시드물'의 광고에 기용되었으나 온라인 비난 여론에 의해 협업 자체가 취소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논란은 단순한 광고 및 협업의 취소 사건이 아니다. 성인향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한 인플루언서가 일반 소비자 브랜드의 얼굴로 등장했을 때, 대중과 소비자가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과즙세연"은 유튜브 채널에서 광고 모델이자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했지만, 해당 콘텐츠의 공개 직후 시드물은 거센 소비자 반발에 부딪혔다. 해당 브랜드는 오랫동안 모델 없이 제품력과 신뢰를 강조해온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쌓아온 가치와 맞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결국 브랜드는 사과했고, 관련 광고와 판매 구성도 철회됐다.

반면 여성주의 단체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이 반발을 다른 관점에서 비판했다. 여성이 성적 콘텐츠로 수익을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양지’에 나올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혐오라는 주장이다. 즉 이번 사건은 단순히 “과즙세연을 모델로 써도 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성적 콘텐츠를 생산해온 인플루언서가 일반 시장으로 확장할 때 어떤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커진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반복돼 왔다. 넷플릭스 예능이나 유튜브 채널에 성인향 플랫폼 출신 인물이 출연할 때마다 “대중 콘텐츠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논란이 따라붙었다. 해외에서도 스트리퍼 출신 래퍼 카디비처럼 과거를 드러내고 주류 음악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그는 기존 활동과 다른 정체성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대중적 검증을 통과했다. 결국 핵심은 출신이 아니라, 현재의 포지셔닝과 대중이 납득할 만한 서사의 존재 여부다.

 


2. STRUCTURE

이번 논란의 본질은 ‘음지와 양지’의 충돌이다. 여기서 음지는 반드시 불법이나 비도덕을 뜻하지 않는다. 대중 전체가 아닌 특정 취향, 특정 플랫폼, 특정 성별 소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폐쇄적 콘텐츠 시장을 의미한다. 반대로 양지는 브랜드 광고, 공중파, 대형 유튜브, 가족 소비재처럼 더 넓은 대중의 시선에 놓이는 시장이다.

음지형 콘텐츠는 팬덤의 동의 위에서 작동한다. 시청자는 콘텐츠의 성격을 알고 들어오고, 창작자와 팬 사이에는 암묵적 맥락이 존재한다. 하지만 양지 시장에서는 다르다. 소비자는 그 인플루언서의 맥락을 처음부터 공유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과거 콘텐츠, 현재 콘텐츠, 광고 브랜드 이미지가 한꺼번에 묶여 평가된다.

과즙세연 사례에서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느낀 지점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성적 콘텐츠를 했기 때문에 안 된다”가 아니라,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가 남성향 성적 콘텐츠로 성장한 인물을 모델로 기용했을 때 브랜드 정체성과 충돌한다고 본 것이다.
이는 인플루언서 산업 전체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플랫폼에서는 자극이 빠른 성장을 만든다. 강한 캐릭터, 노출, 논란성 발언, 팬덤 중심 콘텐츠는 단기간에 조회수와 수익을 만든다. 그러나 브랜드 시장은 정반대의 기준으로 움직인다. 브랜드는 안정성, 신뢰, 확장성, 소비자 저항 가능성을 본다. 성장에 유리했던 요소가 확장 단계에서는 리스크가 되는 구조다.

이 구조는 다른 인플루언서에게도 반복된다. 자극적 예능형 유튜버가 공중파에 진출할 때 과거 막말이 재소환되고, 남성향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여성 소비재 광고를 맡을 때 브랜드 적합성이 문제 된다. 과거에는 플랫폼 안에서만 소비되던 콘텐츠가, 양지로 올라오는 순간 사회적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3. STRATEGY

인플루언서가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려면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는 부족하다. 필요한 것은 ‘전환 전략’이다.

첫 번째는 정체성 재정의다. 기존 콘텐츠로 얻은 인지도를 그대로 들고 대중 시장에 나오면 충돌이 생긴다. 카디비가 주류 음악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래퍼라는 새로운 실력 기반 정체성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시장에서도 통하는 역량을 증명했다.

두 번째는 타깃 일관성이다. 성인향 남성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한 인플루언서가 갑자기 여성 소비자 중심 브랜드의 얼굴이 되면 거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브랜드 모델은 단순 노출 수가 아니라, 그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적합성이 중요하다. 특히 화장품, 패션, 가족 소비재, 교육, 금융처럼 신뢰 기반 카테고리에서는 더 그렇다.

세 번째는 과거와 현재의 분리다. “과거에는 그런 콘텐츠를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변화의 서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도 같은 성격의 콘텐츠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대중 브랜드 광고를 받으면 소비자는 이를 확장으로 보지 않고 이중 포지셔닝으로 본다.

네 번째는 브랜드의 사전 검증이다. 이번 사건에서 브랜드가 비판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인플루언서를 쓰는 것은 단순 광고 집행이 아니다. 브랜드가 그 사람의 이미지 일부를 빌려오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는 팔로워 수와 조회수만 볼 것이 아니라, 핵심 고객층이 그 인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까지 검토해야 한다.

결국 인플루언서의 양지 진출은 “얼마나 유명한가”보다 “어떤 맥락으로 이동하는가”가 중요하다. 대중은 과거 자체보다, 그 과거를 현재 어떻게 다루는지를 본다.

 


4. RISK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낙인이다. 한 번 특정 이미지로 소비된 인플루언서는 다른 시장으로 이동할 때 그 이미지를 쉽게 지우기 어렵다. 특히 성적 콘텐츠는 수익성과 확산력이 크지만, 동시에 대중 브랜드와 결합할 때 가장 강한 저항을 만든다.

두 번째 리스크는 브랜드 전이 리스크다. 인플루언서 논란은 개인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광고주, 협업 브랜드, 출연 채널까지 함께 비판받는다. 이번 사례에서도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포토부스 브랜드, 유튜브 채널까지 영향을 받았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광고 효과보다 소비자 이탈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

세 번째는 논쟁의 프레임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이 사안은 단순히 “모델 선정 실패”로만 볼 수 없다. 성적 자기표현, 성상품화, 여성 혐오, 소비자 불매, 브랜드 정체성, 플랫폼 노동까지 여러 논쟁이 동시에 얽힌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혐오”라고 보고, 다른 쪽에서는 “소비자가 브랜드 선택에 의견을 낸 것”이라고 본다. 이 프레임이 충돌할수록 논란은 더 오래간다.

네 번째는 미성년자와 대중 노출 문제다. 성인향 콘텐츠가 폐쇄적 플랫폼 안에 있을 때와, 대중 플랫폼·브랜드 광고·오프라인 매장으로 나올 때의 사회적 기준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이런 경로가 성공 모델로 제시되는 것이 적절한가”를 묻는다. 이는 개인에 대한 혐오와는 별개로, 콘텐츠 산업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마지막으로 인플루언서 본인의 확장 한계도 있다. 자극적 콘텐츠로 만든 팬덤은 빠르게 성장하지만, 주류 시장은 더 넓고 더 보수적이다. 이 간극을 설계하지 못하면 인지도는 높아도 광고 시장에서는 계속 리스크 인물로 분류될 수 있다.

 


5. COBLE’S VIEW

과즙세연 논란은 한 사람에 대한 대중의 호불호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인플루언서 산업이 맞닥뜨린 구조적 질문이다. 플랫폼 안에서는 통하던 콘텐츠가 왜 브랜드 시장에서는 거부되는가. 팬덤은 환호했는데 왜 대중은 불편해하는가. 조회수는 높은데 왜 광고주는 위험해지는가.

답은 간단하다. 음지에서 시작한 콘텐츠가 양지로 올라오는 순간, 기존과는 다른 기준으로 인물과 콘텐츠가 검증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영원히 배제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성적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진입 자체를 막는 것은 분명 위험한 논리다.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 소비자가 자신이 지지해온 브랜드의 모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역시 단순 혐오로만 정리하기 어렵다.

결국 핵심은 ‘존재의 허용’과 ‘브랜드 적합성’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누구나 대중 시장에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모든 브랜드의 얼굴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브랜드는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모델의 서사와 이미지가 브랜드의 가치와 충돌하면 반발은 피하기 어렵다.

앞으로 이런 논란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다. 유튜버, BJ, 스트리머, 틱톡커, 성인향 크리에이터는 계속 대중 시장으로 넘어오려 할 것이다. 브랜드 역시 기존 연예인보다 강한 팬덤과 높은 전환율을 가진 인플루언서를 계속 원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브랜드는 더 정교한 검증을 요구받고, 인플루언서는 더 분명한 전환 서사를 요구받는다.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다만 그건 단순한 노출 확대가 아니라 정체성의 재구성이다.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위치를 설득해야 한다.

인플루언서는 유명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를 넘어 브랜드가 되려면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 이미지 출처 : 과즙세연 SNS,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