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FG의 노티드는 왜 ‘대박 브랜드’에서 멈췄나_COBLE ARCHIVE 039
"오픈런은 만들었지만, 시스템은 만들지 못했다"

한때 노티드는 한국에서 가장 힙한 디저트 브랜드였다. 압구정 매장 앞에는 긴 줄이 생겼고, 노란 패키지와 크림 도넛은 SNS를 뒤덮었다.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인증해야 하는 브랜드”였고, MZ세대 감성을 대표하는 F&B 아이콘처럼 소비됐다.
노티드를 만든 GFFG 역시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다. 다운타우너, 호족반, 리틀넥, 클랩피자 등 감도 높은 브랜드들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한국형 F&B 브랜드 그룹”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2022년에는 약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와 함께 3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노티드는 여전히 유명하지만 예전 같은 폭발력은 사라졌고, GFFG 역시 기대만큼의 성장 곡선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결국 노티드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철회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01. FACT : 노티드는 성공했다. 하지만 노티드의 성공은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노티드는 분명 성공 사례다. 도넛이라는 평범한 품목을 프리미엄 디저트로 재해석했고, 공간·패키지·캐릭터·굿즈까지 하나의 브랜드 경험처럼 설계했다. “먹는 제품”이 아니라 “경험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브랜드 화제성과 기업 수익성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GFFG는 노티드 성공 이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다운타우너, 리틀넥, 호족반, 클랩피자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동시에 키웠고, 오프라인 매장도 빠르게 늘렸다.
노티드 역시 폭발적으로 확장됐다. 2021년 6개였던 매장은 2024년 45개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재 운영 매장은 30개 수준이다. 2년 만에 전체 매장의 약 33%가 줄어든 셈이다.
실적도 꺾였다. GFFG의 지난해 매출은 5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했고, 영업손실 8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156억 원까지 확대됐다.
한때 10개가 넘던 브랜드 포트폴리오도 정리되기 시작했다. 다운타우너 지분 80%는 샐러디에 매각됐고, 현재는 노티드·호족반·클랩피자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결국 “힙한 브랜드”와 “강한 회사” 사이의 간극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02. STRUCTURE : 노티드는 왜 반복 소비 브랜드가 되지 못했나
노티드의 가장 큰 한계는 소비 빈도였다.
도넛은 강력한 바이럴 상품이다. 사진 찍기 좋고, 선물하기 좋고, SNS 콘텐츠로도 강하다.
하지만 문제는 반복 소비다. 커피처럼 매일 마시지도 않고, 햄버거처럼 자주 먹지도 않는다. 결국 노티드는 “한 번쯤 꼭 가봐야 하는 브랜드”에는 성공했지만, “계속 가는 브랜드”가 되기는 어려웠다.
실제로 이런 감성형 디저트 브랜드들은 대부분 비슷한 흐름을 겪는다. 처음에는 오픈런이 생긴다. 그 다음에는 전국 확장이 시작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희소성이 무너진다. 브랜드의 감도는 유지돼야 하는데 매장은 늘어나고, 운영 효율은 필요해지고, 대중성까지 확보해야 한다. 이 균형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특히 노티드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한 브랜드였던 만큼 유행 피로도가 더 빨리 왔다.

03. STRATEGY : 프랜차이즈 철회는 실패가 아니라 ‘현실 인정’에 가까웠다
최근 GFFG는 노티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록을 자진 취소했다. 사실상 프랜차이즈 사업 철회다. 원래 GFFG는 2024년 정보공개서를 등록하며 본격적인 가맹사업 확대를 추진했었다. 당시만 해도 “수백 건의 가맹 문의가 들어온다”며 공격적인 확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결국 방향을 바꿨다. GFFG 측은 “제품과 서비스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직영점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결정은 단순한 전략 수정이 아니다. 사실상 노티드 모델이 프랜차이즈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에 가깝다.
노티드의 핵심 경쟁력은 감도와 경험이다. 공간 분위기, 디스플레이, 제품 퀄리티, 직원 응대까지 브랜드 경험 전체가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브랜드일수록 표준화가 어렵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처럼 운영 매뉴얼과 시스템 중심으로 돌아가는 브랜드와 달리, 노티드는 브랜드 감도 자체가 상품이었다. 그런데 감도는 복제하기 어렵다. 결국 매장을 늘릴수록 브랜드 품질 관리가 어려워졌고, 직영 운영 중심으로 다시 회귀하게 된 것이다.
04. RISK : 가장 큰 리스크는 ‘힙함의 유통기한’이다
F&B 브랜드의 가장 무서운 적은 경쟁사가 아니다. 익숙함이다.
노티드는 처음 등장했을 때 굉장히 새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크림 도넛은 흔해졌고, 비슷한 감성 브랜드들도 우후죽순 등장했다. 브랜드의 희소성이 약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힙함”은 숫자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매장을 늘리면 매출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감도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너무 흔해지는 순간 더 이상 ‘굳이 가야 하는 브랜드’가 아니게 된다. 특히 노티드는 유행과 SNS 바이럴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트렌드 변화 속도에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05. COBLE’S VIEW : 노티드의 진짜 문제는 도넛이 아니라 ‘착각’이었다
노티드는 실패한 브랜드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 F&B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 중 하나다. 문제는 시장이 노티드의 성공을 지나치게 크게 해석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노티드를 보며 “한국의 블루보틀”, “F&B 유니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 구조는 결국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외식업이었다.
브랜드는 빠르게 뜰 수 있다. 하지만 회사는 훨씬 느리게 성장한다.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능력과, 지속 가능한 기업을 운영하는 능력은 완전히 다르다.
GFFG는 사람들의 취향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그 감성을 안정적인 시스템과 수익 구조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이번 프랜차이즈 철회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무리하게 가맹 확장을 했다면 브랜드 감도는 더 빠르게 무너졌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지금의 선택은 “더 크게 가겠다”가 아니라 “브랜드를 다시 정리하겠다”에 가까워 보인다.
노티드 사례는 지금 한국 F&B 시장이 마주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힙한 브랜드”를 원하지 않는다.
브랜드 감도와 운영 효율, 반복 소비와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할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
'BUSINESS ANALYSIS'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 맥주는 왜 다시 선택받는가_COBLE ARCHIVE 041 (1) | 2026.06.01 |
|---|---|
| ‘대체육’ 시장은 왜 생각보다 커지지 않는가_COBLE ARCHIVE 040 (1) | 2026.05.27 |
| 왜 월마트는 1조 달러 기업이 됐고, 이마트는 쿠팡에 밀렸나_COBLE ARCHIVE 037 (0) | 2026.05.18 |
| 한국 패션 ‘3마’ 전성 시대…마뗑킴·마르디·마리떼는 왜 동시에 떴고 격차는 왜 벌어지나_COBLE ARCHIVE 036 (0) | 2026.05.18 |
| 뉴토끼는 왜 사라졌고, 왜 다시 살아나는가...불법 웹툰 사이트와의 끝나지 않는 ‘플랫폼 전쟁’_COBLE ARCHIVE 035 (1) | 2026.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