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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ANALYSIS

노랑통닭은 왜 팔리지 않았을까_COBLE ARCHIVE 048

by 코블 아카이브 2026. 6. 7.

노랑통닭은 왜 팔리지 않았을까_COBLE ARCHIVE 048
매출은 늘었고 이익도 개선됐다. 하지만 인수자는 떠났다.

노랑통닭 매각 결렬은 치킨 브랜드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01. FACT

노랑통닭 매각이 한 차례 사실상 무산됐다. 2025년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와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즈 컨소시엄은 실사를 마친 뒤 인수 철회 의사를 밝혔다. 당초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종 협상은 결렬됐다. 더본코리아 역시 인수 후보로 검토됐으나 내부 검토 끝에 참여하지 않았다.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중상위권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2009년 부산에서 시작해 2014년 법인 전환을 거쳤고, 2020년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코스톤아시아가 약 7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이후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가맹점 수는 2020년 약 519개에서 현재 800개를 넘어섰으며 90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본사 매출은 739억원(2020년)에서 973억원(2023년)으로 증가했고, 2025년에는 1,33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130억원을 넘어섰다.
현금창출력도 개선됐다. 2024년 기준 EBITDA는 143억원, EBITDA 마진율은 13.5% 수준으로 업계 평균 대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매도자인 큐캐피탈 측은 약 2,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기대했다. 이는 EBITDA 기준 약 14배 수준이다. 반면 졸리비 측은 브라질산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에 따른 원재료 리스크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해 1,000억원대 초반 수준을 제시했다.

결국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현재 큐캐피탈은 매각을 포기하지 않았다. 주관사를 삼정KPMG로 교체하고 2026년 재매각을 목표로 기업가치 제고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02. STRUCTURE

노랑통닭이 팔리지 않은 이유는 브랜드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실적만 놓고 보면 노랑통닭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매출은 1,3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도 900개에 근접하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시장이었다면 이런 성과만으로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투자자들이 보는 것은 현재 실적이 아니라 미래 성장성이다.

 

첫 번째 구조는 성장성 프리미엄의 소멸이다.
노랑통닭의 EBITDA는 2020년 87억원에서 2024년 143억원까지 성장했다. 잉여현금흐름(FCF)도 같은 기간 48억원에서 192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가맹점 단위의 생산성이다. 가맹점 평균 매출은 2019년 4억3400만원에서 2023년 3억9323만원으로 감소했다. 점포 수는 늘었지만 점포당 효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폐점 수도 증가했다. 2019년 3개였던 폐점 수는 2023년 65개까지 늘어났다. 외형은 성장했지만 가맹점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긴다.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까?"

두 번째 구조는 치킨 산업 자체의 한계다.
한국 치킨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다. BBQ, bhc, 교촌을 비롯해 굽네, 푸라닭, 처갓집, 자담치킨, 멕시카나 등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새로운 가맹점을 늘리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대부분의 브랜드는 경쟁사의 점유율을 빼앗아야 성장할 수 있다. 이는 성장률 둔화로 이어진다.

세 번째 구조는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다.
이번 협상 결렬의 직접적인 계기는 브라질 조류독감 사태였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상당수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의존한다. 원재료 가격이 흔들리면 수익성도 함께 흔들린다. 졸리비가 인수가를 절반 가까이 낮춘 것도 결국 공급망 리스크를 반영한 결과다.

네 번째는 브랜드 차별화의 한계다.
노랑통닭은 카레 향을 활용한 특유의 후라이드 치킨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맛있는 치킨이 아니다. 시장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성장 스토리다. 노랑통닭은 좋은 브랜드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압도적인 성장 플랫폼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결국 투자자들이 직면한 질문은 하나다. "국내 가맹점 확대가 한계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이 브랜드는 앞으로 어디서 성장할 수 있는가."

 


03. STRATEGY

흥미로운 점은 큐캐피탈이 매각 실패 이후 가격을 낮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

첫 번째 전략은 브랜드 정체성 강화다.
노랑통닭은 최근 카레 향을 활용한 브랜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메뉴를 추가하며 외형을 키우기보다 노랑통닭만의 맛을 더욱 선명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는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 전략은 데이터 경영이다.
과거 프랜차이즈가 경험과 감에 의존했다면 노랑통닭은 ERP와 POS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며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가맹점별 판매량, 원재료 사용량, 재고 흐름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운영 효율화가 아니다. 잠재 인수자에게 "시스템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한 작업이다.

세 번째 전략은 공급망 경쟁력 강화다.
노랑통닭은 브라질산 순살 치킨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품질 체계를 구축해왔다.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 시 동일한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네 번째 전략은 해외 확장이다.
큐캐피탈은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결국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가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국내 가맹점 확대가 아니라 해외 성장 스토리를 증명해야 한다. 노랑통닭의 현재 전략 역시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04. RISK

문제는 시장 환경이다. 현재 외식업 M&A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냉각돼 있다. 맘스터치, 본촌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매물도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졌다. 노랑통닭이 반드시 사야 하는 브랜드가 아닌 것이다.
가맹점 수익성 악화 역시 부담이다. 배달앱 수수료, 인건비, 원재료 가격 상승은 가맹점 마진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신규 출점 수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189개였던 신규 가맹점은 2023년 83개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소비자 측면의 리스크도 존재한다. 치킨 가격은 이미 2만5000원 수준에 근접했다. 가격 저항이 강해질수록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대신 수익성 악화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공급망 리스크 역시 상존한다. 조류독감, 곡물 가격 상승, 환율 변동은 언제든 치킨 산업 수익성을 흔들 수 있다.
이번 매각 협상 결렬은 그 위험이 실제 기업가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05. COBLE'S VIEW

 

노랑통닭 매각 결렬은 노랑통닭의 실패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성장했으며, 가맹점은 900개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업 자체는 건강하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았다. 이것이 지금 프랜차이즈 시장의 현실이다.
과거에는 좋은 브랜드면 충분했다. 가맹점을 늘리고 물류 매출을 키우면 기업가치도 함께 올라갔다. 하지만 지금 투자자들은 다른 것을 본다.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확장성을 본다. 국내 시장이 포화에 가까워질수록 해외 진출 가능성, 공급망 경쟁력, 플랫폼화 능력이 기업가치를 결정한다.
노랑통닭 사례는 한국 외식업 M&A 시장의 평가 기준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좋은 프랜차이즈와 비싸게 팔리는 프랜차이즈는 더 이상 같은 의미가 아니다.
앞으로 외식업의 승자는 더 많은 치킨집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브랜드를 시스템으로 만들고, 물류를 장악하며, 해외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